콩고Kongo

콩고Ko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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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작가/옮긴이

크리스티앙 페리생 글, 톰 티라보스코 그림/양영란 옮김

출간일

2016년 3월 30일

사이즈/페이지

180*248, 184면

ISBN

979-11-5535-086-7 07650

분야/언어권

프랑스 그래픽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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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우리는 선사 시대 땅의 유랑민들이죠.

우리가 다른 시대 사람이며, 우리에겐 기억이 없음을

깨닫지 못하면 아프리카를 절대 이해할 수 없어요.

우리는 태초의 암흑 속에서 여행을 하는 셈이죠.

아무런 흔적도, 추억도 남겨 놓지 않은 그 시대 말입니다.

이 땅은 비인간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은

비인간적이지 않습니다. 그게 제일 고약한 거죠.

그들은 끔찍하게 인상을 쓰면서 포효하고 뛰어다니지만

그들의 인간성은 우리와 다를 바 없죠. 그건 여러 세기 전

우리의 모습, 우리가 길들인 그 모습을 반영할 뿐입니다.“

ㅡ 『콩고』 본문 중에서

 

 

“그 땅은 이 세상의 모습이 아니었네. 우리는 정복당한 괴물이

족쇄를 찬 광경에는 익숙해 있네만, 그곳에는, 그곳에서는 어떤

흉악한 것이 자유롭게 설치는 것을 볼 수 있었네. 그것은 이 세상에

속하는 것이 아니었고, 그들도…… 아니야, 그들이 인간이 아니라곤

할 수 없었네. 실은 그것이 제일 고약한 일이었네.

그들도 어쩌면 인간일지 모른다는 의심 말일세.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깨닫게 되었지. 그들은 소리소리 지르고, 펄쩍펄쩍 뛰고,

빙빙 돌며 무시무시한 인상을 썼는데, 우리를 전율하게 만든 것은

바로 그들도ㅡ자네들과 똑같은ㅡ인간이라는 생각, 즉 이 야성적이고도

격렬한 소란이 우리와 아무 관련 없진 않다는 생각이었네.”

ㅡ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심연』 77~78면 이석구 옮김 을유문화사

 

조지프 콘래드, 콩고로 들어가다

영어를 쓸 줄 몰랐던 폴란드 출신의 청년 유제프는 38세부터 조지프 콘래드라는 이름으로 연달아 영어 소설을 발표하였다. 이 작품들로 그는 <위대한 영국 소설가>의 반열에 올랐다. 콘래드는 폴란드 반정부 운동에 가담했던 전력으로 유배 생활을 한 부모를 따라 험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모가 잇달아 사망한 이후에는 삼촌의 보호 아래 자랐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실질적인 교육을 받기 어려웠고, 그때부터 광범위한 독서를 하며 항해와 모험에 관한 책을 즐겨 읽었다. 콘래드는 24세 때 본격적인 선원 생활을 시작했다. 선원 생활을 마감하고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모든 작품을 영어로 집필했으며 1874년부터 시작된 바다 위에서의 생활은 그의 작품에 중요한 소재가 되었다. 1899년 발표한 대표작 『어둠의 심연Heart of Darkness』은 작가의 콩고 강 운항 경험을 소설화한 것으로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에 의해 영화화도 되었다. 이 작품은 어둠의 대륙 아프리카에서 영국인 선장 <말로>가 전설적인 인물 쿠르츠의 행적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았다. 여기에서 말하는 어둠은 원시적인 아프리카일 수도 있고 그 반대인 문명 세계이자 아프리카를 손안에 넣으려는 제국주의일 수도 있다. 또한 더 깊은 근원인 인간 본성 자체일 수도 있다.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심연』을 바탕으로 한 프랑스의 그래픽노블 『콩고』(2013)는 암흑의 핵심을 파헤치는 <말로>, 즉 조지프 콘래드의 눈으로 콩고를 바라본다. 역사적 인물을 주로 다루는 만화 시나리오 작가인 크리스티앙 페리생이 글을 쓰고, 만화가인 톰 티라보스코가 목탄을 이용해 아프리카를 더욱 강렬하게 표현하였다. 『콩고』는 거대하며 길고 긴 매혹적인 뱀 같은 콩고로 떠나는 콘래드의 뒷모습부터 시작해 그가 마음과 몸에 커다란 상처를 안고 영국으로 돌아오는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이때는 소설을 발표하기 전인 1890년이며 콘래드는 그의 실제 이름인 콘라트 코르제니오프스키로 등장한다. 일거리를 찾아, 그리고 어린 시절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콩고에 간 콘래드는 탐욕스럽고 살기등등한 식민주의자의 하수인 노릇을 했다는 충격을 안고 돌아온다. 하지만 그는 제국주의라고 하는 일차적인 사상, 곧 멀리 떨어진 영토와 그곳에 원래 살던 원주민들을 복속시켜야 하는 필요성을 양심의 의무 차원에서 문제 삼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다른 식민지 정착자들과는 달리 그는 적어도 자선을 내세우는 제국주의란 사실 유토피아에 불과하다는 점만은 충분히 깨달았다. 상업적인 이익만이 우선하며, 맹목적인 이익 추구를 위해서는 모든 것이 허용된다. 가장 지탄받아야 할 것은 천하의 괴물 같은 쿠르츠의 태도가 아니라, 더 많은 상아를 얻기 위해 처음부터 그가 택한, 원주민을 착취했던 방법을 잘 알고 있으면서 모른 척한 사장을 비롯한 다른 모든 사람들의 태도라고 콘래드는 말한다. 쿠르츠가 쓸모없는 인간이 되자 비로소 사람들은 그의 방식이 건전하지 못했으며, 그는 비겁한 자라고 비난한다. 쿠르츠는 버리지만 그가 보장해 주던 상아마저 버리지는 않은 것이다. 유럽 전체가 쿠르츠라는 괴물을 만들어 내는 데 일조했다는 콘래드의 결론엔 그러므로 깊은 통찰력이 담겨 있다.

 

콘래드가 목격한 콩고의 진실

『어둠의 심연』은 식민 정책의 민낯을 가감 없이 보여 주는 그의 극단적인 통찰력의 표본이다. 콘래드의 이 소설은 출판 시점인 1899년 당시 서구 제국주의가 정점에 달했으며 그에 대한 반대자는 아직 생겨나기 이전이었다는 점에서 한층 더 큰 울림을 지닌다. 하지만 오늘날엔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프리카와 그곳 주민들을 바라보는 그의 인식(원시인들이 사는 선사 시대 지역)으로 인해 불편해지게 된다. 그의 이러한 인식은 19세기 말 대다수 유럽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생각을 대변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제국주의를 대하는 자신의 인식을 수정해야 할 아무런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그가 아프리카에 대해서 아는 건 그가 보는 것, 남에게 들은 것이 전부였다. 곧, 지리적으로 적대적인 환경에 흩어져 사는 헐벗은 종족으로, 서양은 이들에게 계몽의 빛을 가져다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프리카와 서양, 극과 극을 달리는 두 문화. 충격은 유럽인들 못지않게 아프리카인들에게도 엄청 컸을 것이다. 유럽인들이 자신들의 도덕적 지적 우월성을 확신하는 반면, 아프리카인들은 그들의 열등함은 기술적인 것에 불과할 뿐이라고 믿었던 것만이 차이라면 차이였다. 15세기부터 유럽인들은 대륙의 해안에 사는 종족들 하고만 접촉해 왔을 뿐, 지도에서 거의 백지 상태로 나타나는 이 지역과의 교류는 비교적 최근에 증기선과 맥심 기관총이 발명됨으로써 비로소 가능해졌다. 그 후 아프리카인들은 이들과 전면전을 벌이거나 협상을 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콘래드가 콩고를 떠난 이후 사정은 많이 달라졌다. 마타디와 킨샤사 사이엔 철도가 완공되었으며 콩고 강과 지류를 운항하던 증기선의 수도 현저하게 증가했다. 이처럼 비약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한 데에는 상아뿐 아니라 고무의 역할도 컸다. 전 세계가 타이어와 패킹, 전선 제조를 위해 고무를 원했다. 수요가 너무도 많아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레오폴드 국왕에게는 행복을 가져다 준 이러한 세태가 콩고 주민들에게는 깊은 절망을 안겨 주었다. 고무라는 마술 액체를 뽑아내는 굵직한 덩굴들은 적도 부근 숲에 널려 있었다. 무역 회사들의 탐욕이 극에 달하자 사람들은 고무를 얻기 위해 점점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고무 수확을 위해 걸리는 한 달에 25일이라는 시간은 바꿔 말하면 마을에서 사냥을 하고 토지를 개간하거나 집을 지을 수 없는 시간이기도 했다. 국가의 공식 군대나 민간 용병대로 발탁된 아프리카 출신 군인들은 정해진 고무 수확량을 달성할 때까지는 여자와 어린이들을 인질로 잡아 두라는 명령을 받을 정도였다. 반기를 드는 자들은 개처럼 처형당했고 고무 공포로 인하여 지역 주민들 전체가 숲 속으로 숨어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군대는 집과 수확물을 불태웠으며 가축들을 도살하고 주민 수천 명을 기아와 탈진으로 죽게 만들었다. 콘래드가 말로의 눈을 통해 이런 엄청난 사실을 글로 옮겼다면, 『콩고』의 두 저자는 그가 소설에서 함축해 놓은 현실을 그림으로 바꿔 놓았다. 독자는 텍스트와 그림을 번갈아 오가며 새로운 『어둠의 심연』을 만나게 될 것이다.

 

크리스티앙 페리생Christian Perrissin

1963년 1월 1일 프랑스의 오트사부아 지방에서 태어났다. 현재 루에르그의 한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으며 만화 시나리오 작가로 일한다. 1983년 안시 미술대학에 입학했으나 곧 그만두고 파리의 뒤프레 응용미술학교 만화 과정에 들어갔다. 하지만 결국 글쓰기를 선택하였다. 1990년에 첫 번째 만화 작품 『엘렌 카르티에Hélène Cartier』의 글을 썼고, 1996년에는 다니엘 르동도가 그림을 맡은 『빨간 수염의 소년기La jeunesse de Barbe-Rouge』 시리즈에 작가로 참여했다. 2002년 크로아티아 출신의 삽화가 보로 파블로비치와 의기투합해서 『엘니뇨El Niño』를 발표했고, 2005년엔 이탈리아 출신 삽화가인 에네아 리볼디와의 합작으로 『희망봉Cap Horn』 연작을 시작했다. 2008년, 마티외 블랑쉐가 그림을 그린 3부작 『마사 제인 카나리Martha Jane Cannary』로 다음 해 열린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서 에상시엘상을 받았다. 2016년 3월, 보로 파블로비치와 다시 한 번 작업을 한 『알렉산드라 다비드넬Alexandra David-Neel』을 발표했다. 이 작품은 서양 여성 최초로 티베트의 라싸 순례에 성공하고 달라이 라마를 접견했던 알렉산드라 다비드넬의 삶을 그렸다.

 

그림 톰 티라보스코Tom Tirabosco

1966년 4월 23일 로마에서 태어났으며, 스위스 국적을 가진 시나리오 작가이자 만화가이다. 1970년에 스위스 제네바로 건너가 시각디자인학교에서 공부한 후 1990년 베네치아 미술학교에서 학업을 이어 갔다. 1997년 발표한 『밀사L’émissaire』로 제네바 시에서 젊은 만화가 육성을 위해서 그해 처음으로 만든 퇴퍼Töpffer상을 수상했다. 일간지와 잡지에 오랜 기간 만평을 기고했으며 아동용 만화 삽화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만화 외에 정치와 문화 관련 포스터 제작에도 활발하게 참여한다. 2003년 발표한 『숲의 눈L’oeil de la forêt』으로 그해 시에르 만화 페스티벌의 대상을 받았으며, 2009년에는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서 <종파 초월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2013년 스위스 출신의 시나리오 작가 피에르 바젬이 글을 쓴 『세상의 끝La fin du monde』을 발표하였다. 이 책은 세상의 종말을 배경으로, 한 소녀의 인생을 섬세한 글과 환상적인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옮긴이 양영란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3대학에서 불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코리아헤럴드』 기자와 『시사저널』 파리 통신원을 지냈다. 옮긴 책으로, 장 자크 상뻬의 『상뻬의 어린 시절』, 장 도미니크 보비의 『잠수종과 나비』, 기욤 뮈소의 『지금 이 순간』과 『센트럴 파크』, 장 루이 푸르니에의 『시인과 농부』 등이 있으며 김훈의 『칼의 노래』를 프랑스어로 옮겨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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