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를 만들다 열린책들을 만들다

출판사를 만들다 열린책들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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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00 11,200

추가 정보

작가/옮긴이

홍지웅

출간일

2017년 12월 1일

사이즈/페이지

127*210 / 576면 연장정

ISBN

979-11-5535-117-8 03040

분야/언어권

국내, 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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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만들어야 팔려요. 트렌드만을 좇아 다니다가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무슨 일이든 정통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 오래 남을 수 있어요.

나는 책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어요.

여전히 책은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예요. 영원한 매체.

나는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책을 만들고 싶어요. ─ 홍지웅

 

 

출판사를 만들고 열린 책들을 만들어 오다

미메시스에서 12월 1일 출간한 『출판사를 만들다 열린책들을 만들다』(576면, 12,500원)는 1986년 열린책들을 설립하고 지금까지 열심히 일구어 온 홍지웅 대표와 편집부가 함께 엮은 책이다. 다양한 매체에 홍 대표가 직접 쓴 기고문을 비롯해 시인과 소설가 등 여러 저자가 열린책들을 지켜보고 글로 풀어낸 칼럼들, 그리고 출판사를 만든 후 지금까지 30년간 한국의 출판 현실에 대해 기자들과 솔직하게 나눈 인터뷰 등으로 구성하였다. <열린책들 아카이브> 시리즈(홍지웅 대표가 쓴 다양한 글들을 여러 주제로 묶어 차례차례 선보일 예정)의 첫 번째로 내놓은 이 책은 열린책들 편집부가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맞으며 그동안 꼼꼼하게 보관한 회사의 역사 자료들을 전체적으로 검토하면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열린책들이 언급된 각종 매체의 기사 상당수는 출판사와 홍지웅 대표에 관한 것이었고, 출판사 설립 초창기에는 오히려 이런 기사들이 신간 소개보다 더 많았다. 언론 인터뷰뿐 아니라 홍지웅 대표가 직접 쓴 기고문의 수도 적지 않았다. 열린책들 편집부는 이 책을 공간(公刊)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모인 글보다 열린책들의 역사를 잘 설명해 주는 자료가 없고, 자본 없이 출발한 출판사가 전례 없는 방식으로 자리를 잡고 독자의 지지를 얻으며 성장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창업자가 일관된 비전을 제시하는 면에서, 출판업이든 아니든 이보다 더 중요한 덕목이 없을 거라고 판단하였다(열린책들 문학 주간 김영준)>. 이런 덕목들은 현재 출판계에서 일하는 편집자와 마케터뿐 아니라 앞으로 자신만의 출판사를 만들고 싶은 사람, 더 나아가 새로운 창업을 꿈꾸는 모두에게 적절한 조언이 되리라고 보았다.

 

칼럼과 인터뷰로 보는 30년간의 열린책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제1장 「책은 살아 숨 쉰다」는 러시아 문학 출판의 험난한 외길을 걸었던 1989년부터 <오늘의 출판인> 본상의 추천사를 쓴 2016년까지 모두 27년간 홍지웅 대표가 직접 쓴 글을 모았다. 총 39편의 기고문을 통해, 이제 막 출판사를 설립하고 패기가 넘치는 초창기의 각오뿐 아니라 실제로 출판 현실에 부딪히며 깨우쳤던 사례들, 되든 안 되든 무조건 밀어붙였던 책에 관한 뒷얘기 등 열린책들에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제2장인 「눈 밝은 출판인 홍지웅」에서는 평소 열린책들을 애정 어린 눈으로 지켜본 소설가와 번역가들이 쓴 칼럼을 묶었다. 또한 신문과 잡지, 웹진 등 수많은 매체에서 기자들과 나눈 대화는 제3장인 「책을 만드는 게 여전히 참 좋네요」에 고스란히 수록하였다. 1989년부터 올해까지 인터뷰 횟수는 총 66회. 여러 번 만나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눈 기자와의 만남뿐 아니라 작정하고 맹렬하게 물어뜯는 후배 출판인과의 인터뷰는 책을 둘러싸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는 것처럼 보인다. 출판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소련과의 최초 수교, 빚더미에 눌리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7권을 완간했던 『붉은 수레바퀴』에 관한 일화, 한정판 2,000질을 사는 사람이 없으면 출판사를 때려치울 결의로 고집스레 내놓았던 『도스또예프스끼 전집』,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움베르토 에코의 저작집에 관한 얘기, 『좀머 씨 이야기』, 『개미』 등 밀리언셀러를 7권이나 펴낸 저력, 그리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시절에 매의 눈으로 잡아내어, 결국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외국 작가>로 만든 베르나르 베르베르와의 인연 등 평소 열린책들에 관심 있었던 독자라면 마치 수수께끼 해설집을 보는 것처럼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만, 책을 만든 홍지웅 대표와 편집부가 처음부터 어떤 목적을 갖고 글을 엮었던 게 아닌 만큼, 이 책이 독자들에게 부담 없이 편안하게 다가가기를 바란다. 열린책들의 오랜 팬인 사람에게도 혹은 이제 막 열린책들을 알게 된 사람 모두에게도, 책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왜 책이란 매체가 중요한지를 전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홍지웅 대표가 출판을 시작하고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얻은 교훈은 가슴속에 늘 두고 싶어지는 말이다. <그것은 정도를 걷는 출판은 독자들이 끝까지 외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요행이나 유행을 타는 책들은 일시적으로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오랫동안 살아남지 못한다. 기획에서부터 번역, 편집, 교정, 제본에 이르기까지 정성을 들여 만든 책은 언젠가는 팔리게 마련이다.> 한 출판인이 30년간 책을 만들면서 겪었던 이러한 구체적인 경험과 소회는 출판 관계자뿐 아니라 책을 좋아하는 모든 독자에게 자신만의 울림이 될 거라 믿는다.

 

 

도스또예프스끼를 향한 나의 편집적인 열정은 급기야 그의 소설을 러시아어로 직접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고, 당연한 귀결로 전공을 바꿔 대학원에 진학하기까지 이르렀다. 이제는 십수 년이 지난 과거 학창 시절의 얘기가 되고 말았지만, 그때 도스또예프스끼와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지금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 도스또예프스끼와의 만남은 지금까지도 내 삶의 일부에 들어와 있고 앞으로도 어떤 형태로든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임에 틀림없다. 어쨌든 그 <열병>이 지금 기획하고 있는 러시아어 완역판 『도스또예프스끼 전집』에 되살아나고 있고 머지않아 그 결실이 맺어질 것이다. 1993년 <허무 속에서 그를 만났다> 중에서

 

책은 어느 순간에 다시 살아 나온다. 책은 잠을 자고 있는 듯이 잠자코 있다가도 이야기를 시키면 끊임없이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어떤 때는 자기 이야기에만 열중하는 듯하다가 딴지를 걸면 또 거기에 대꾸하기도 하면서. 책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이 이런 것들이다. 책은 한 권의 책으로 <세상 속으로> 걸어 나가는 순간 <살아 있는> 인격체로 변모한다. 글쓴이가 영혼을 불어넣고, 만든 이가 옷매무새를 잘 매만져 주고, 읽는 이가 살아 움직이게 한다. 1999년 <책은 살아 숨 쉰다> 중에서

 

한 나라의 문화 역량과 문화 의식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미디어가 출판이다. 일본이나 영국이 여전히 세계적 수준의 출판 대국이 될 수 있는 배경에는 철저한 출판 의식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출판계 전체가 전자책이나 인터넷 사업 쪽에 휩쓸려 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문화적 토대로서의 출판 본령>에 보다 진지하게 접근할 것을 고언(苦言)한다면 그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일까. 2000년 <출판 대국이 문화 대국> 중에서

 

1980년대 중반에 출판을 시작한 나는 외람되게도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불문율을 하나 정했다. 그것은 중역은 하지 않겠다는 것과 설사 불가피하게 중역을 하게 되더라도 일본어판만은 절대 번역 대본으로 쓰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외국의 주요 저작들을 일본보다도 먼저 발간해 보자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일본에 대한 <문화 콤플렉스>를 억지 춘향이식으로 비껴가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할 터인 이런 불문율이 무슨 소용일까마는, 문화적으로도 <그> 일본 출판물로부터 이제 좀 독립해 보자는 심사가 더 크게 작용했다. 2001년 <일본 출판 문화 콤플렉스> 중에서

 

결국 어떤 책이 양서인가 아닌가는 〈무엇〉을 다루고 있느냐가 아니라, 그 무엇을 〈어떻게〉 다루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저자나 편집자가 그 〈무엇〉에 대해 얼마나 천착하고 있으며, 얼마나 〈제대로〉 요리했는지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책을 잘 골랐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 책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그 특정한 책을 이용하는 〈마지막〉 독자에게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에 달려 있을 것이다. 2003년 <어떤 책이 좋은 책인가> 중에서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독서 방법에 왕도는 없는 셈이다. 아무 책이나 닥치는 대로 손에 잡히는

대로, 또 철저하게 재미있는 것부터 읽으면서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독서 습관을 들여 가다가 생에 딱 한 번만 꼭 마음에 드는, 나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된 어떤 주제나 어떤 인물을 정하면 바닥까지 훑어가는 저인망식 독서를 하기를 바란다. 2009년 <닥치는 대로 혹은 집중 탐구식으로 읽기> 중에서

 

책 표지 디자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독자의 <시선 끌기>입니다. 디자인 구성 요소들이 강약의 조화를 이뤄 하나의 표지로 완성될 때 디자인의 미학적 가치도 생겨납니다. 그런 면에서 그동안 작업했던 모든 표지에 애착이 갑니다. 굳이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프로이트 전집』을 꼽을 수 있겠네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초상을 그려 디자인하는 등 공을 많이 들였었는데, 독자들에게 심플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2009년 <책과 여행은 좋은 책 만드는 원동력> 중에서

 

독창성도 훈련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거예요. 독창성은 새로운 걸 창조한다는 말인데 흔히들 얘기하듯이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어요. 기존의 것을 비틀어 보거나 이것과 저것을 합쳐 만들어 낸 <다른 것>이 결국 새로운 것이지요. 많이 보고 듣고 사고해야 독창적인 무엇이 나오지요. 2009년 <《내가 걸어가는 길이 출판의 역사다》라는 신념으로>

 

내가 생각하는 기획이란 이런 거다. 책을 낼 때 그 책만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안하는 것. 책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 우리가 『북캐스트』를 낸 이후에, 그것은 참신한 홍보 수단으로 떠올랐다. 색다른 방식이었다. 돈을 들여 하는 광고는 돈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하다. 출판사는 끊임없이 새로운 걸 생각해 내야 한다. 좋은 작품을 잘 찾는 것도 기획이지만 책 한 권을 만들 때 그에 따르는 아이디어를 고안해 내는 것, 그런 것이야말로 진짜 기획이 아닐까. 2013년 <선배 홍지웅에게 묻다> 중에서

 

나보고 일 중독자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난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책 보는 것, 디자인 생각하는 것, 내 일이기도 하지만 취미이기도 하거든요. 전 『장미의 이름』을 네 번 탐독했어요.

새로운 버전을 만들 때마다 꼼꼼하게 읽는데, 또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어요. 와, 이거 정말 번역이 기가 막히다 하면서. <장미는 예로부터 그 이름으로 존재해 왔으나,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영락한 이름뿐.> 이런 식의 표현 있잖아요. 곱씹을수록 그렇게 기막힐 수가 없어요. 지금도 그런 거 볼 때마다 와, 에코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그런 게 최고의 낙이죠. 그리고 뮤지엄에 사람들 많이 와서 좋아하면 기분 좋고. 딱히 뭐, 다른 건 없어요. 2015년 <책 자체가 또 하나의 예술> 중에서

 

과거 도서 시장에는 밀리언셀러가 많았지요. 지금은 밀리언셀러 대신 30만 부 정도의 책 3권이 팔린다고 보면 됩니다. 그만큼 출판 시장이 독자 수요가 다양해졌어요. 이건 바람직한 일입니다. 독자들의 취향은 다양해지고 또 그만큼 책도 다양해졌으니까요. 천편일률적인 취향과 편향된 유행보다는 이렇게 다양성이 존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2017년 <감동이 바로 주인이다> 중에서

 

 

지음 홍지웅

1954년에 태어나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노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신문사에서 부주간으로 일하다가 1986년 열린책들을 설립했다. 교보문고 북 디자인상을 3회 수상했으며(1989, 1990, 1992), 한국 출판문화상을 3회(1996, 1999, 2009), 한국 출판 협동조합에서 수여하는 자랑스런 출판경영인상을 2회(1995, 2010), 문화광광부 장관상, <1996 문학의 해>에 한국 문인 협회가 선정한 <가장 문학적인 출판인상>을 받았다. 1998년 대한민국 건국 50주년에 한국일보가 뽑은 <한국의 차세대 50인>의 한 명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2002년 한국 출판인 회의에서 선정한 <올해의 출판인> 본상, 2006년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환기 미술관의 「출판과 미술」 초대전과 일본 도서설계가 협회 초대전에 표지 디자인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다. 2003~2004년에는 한국 출판인 회의 제3대 회장으로, 2005년 서울 북 인스티튜트SBI 초대 원장으로 일했다. 2011년 체코 외무부 장관 메달과 2014년 포르투갈 엔리케 훈장을 수훈했으며, 2015년 고려대학교 <자랑스러운 문과대학인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통의동에서 책을 짓다』(2009), 『미술관이 된 시자의 고양이』(2013)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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