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생각나

자꾸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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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작가/옮긴이

송아람

출간일

2015년 7월 15일

사이즈/페이지

138*217 / 620면

ISBN

979-11-5535-054-6 07650

분야/언어권

한국 그래픽노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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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하고 궁상맞은 일상을 리얼하게 표현한 만화판 「생활의 발견」

대중문화를 아무 저항 없이 받아들이면, 붓을 씻는 물통이 끝내 탁한 회색을 띠게 되듯 자신의 색깔 역시 그러해진다. 일상에서 스스로의 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취향에 대한 고집과 타인의 취향을 인정하는 관용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데, 그것은 다양성의 측면에서 그 어떤 작품이라도 독자들의 취향에 맞을 수 있고,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레진코믹스에서 처음 연재를 시작했던 『자꾸 생각나』 역시 확연한 작가 특유의 색깔과 독특함을 내세워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니만큼 눈여겨볼 만하다. 공동 작업실에서 주로 일러스트 작업을 하는 미래. 만화가 데뷔가 꿈이나 아직은 습작으로 그칠 뿐인데, 어느 날 만화가 도일, 후배 만화가 승태와 술자리를 가지게 된다. 작가와 팬이 만나는 것은 평범한 일이지만, 도일을 동경하고 호감을 느낀 미래에게는 특별한 일이었다. 작품 속에서 이성 혹은 동성이 만나 생겨나는 특별한 감정은, 때로 감정이 생겼다는 사실만큼이나 그 과정 역시 흥미로울 때가 많다. 각자 애인도 있었건만 자극 없는 긴 연애와 불투명한 앞날에 지쳐 있던 둘은 도일의 애인 명지가 술자리에 합류하는 탓에 은밀한 교감만 서로 주고받게 되고, 그 와중에 미래를 마음에 두고 있는 승태의 사심만 커진다. 도일과 미래의 건너편에는 승태와 겨자가 이야기를 쌓아간다. 다른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겨자는 파격적인 작품 성향으로 만화계에서 화제가 된 작가인데, 재능과 적성보다 끝까지 버티는 참을성을 덕목으로 내세우는 승태에게 오히려 버틸 수 있는 것 자체가 사치일 수도 있기에 안 되는 걸 계속 붙들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 받아친다. 작가는 독자들을 윤리와 비윤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게 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작품이 마음대로 이뤄지지 않아 갑갑해 하는 미래나 단지 버티기만 할 뿐 성취가 거의 없는 승태, 책이 잘 팔리지 않아 고민하는 <자유창작>의 사장, 적성을 찾아 만화계를 떠나 작은 술집을 차린 선배 등 작가와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만화 안에 현실적으로 구현하여 작품의 또 다른 축을 세우는 데 성공한다.  

 

교묘하고 촘촘하게 짜낸 한 장의 직물처럼 탄탄한 작품

다툼 없는 사랑이 있을 리 없고, 안 맞아도 가까이 지내면 정이 들기 마련이다. 미래와 도일은 각자 기존의 연인과 결별하고 떳떳하게 연애하려 하지만, 도일은 미련이 남았고 미래는 작품이 마음대로 안 되어 머리가 복잡하다. 바위가 얼었다 녹음을 반복하다 마침내 갈라지듯, 사람도 서로를 향해 감정의 날을 세우다 마음을 추스르는 일이 반복되면 그 누구도 사랑을 유지하기 어렵다. 차라리 눈치도 없고 속물근성을 버리지 못한 승태가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 집요할 정도로 현실적인 『자꾸 생각나』의 결말은, 일상은 서사보다 더 서사적이고 그것은 곧 우리의 이야기이며, 단순히 일개 개인의 의지와 행동을 재료삼아 무언가를 판단하기에는 세상이 너무나 복잡하다는 쓴웃음 나는 교훈이다. 서두에서의 언급만으로 이 작품을 표현하기에는 역시 뭔가 부족하다. 단순히 독특한 스타일의 만화 정도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미래와 도일을 비롯한 인물들의 확연한 개성을 비롯하여, 정의할 수 없고 강제할 수도 없으며 예측은 더더욱 어려운 사랑이라는 감정을 놓고 오가는 미묘한 심리, 더하여 애정과 자부심으로 가득하지만 입에 풀칠하기도 바쁜 만화인들의 일상이라는 다양한 색깔의 실들을 리얼리티라는 바늘에 꿰어, 교묘하고 촘촘하게 짠 뒤 사람 냄새로 진하게 염색한 한 장의 직물이다. 일독을 권하며, 이 작품에 뭔가 꽂힌 느낌이 들었다면 동 작가의 단편 「대구의 밤」 역시 추천한다. 특히 여성 독자에게 묘한 씁쓸함을 줄 만한 작품이다. 글 ‧ 최치원(에이코믹스 필진)    

 

만화가 송아람

1981년생. 유년 시절을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영국 뉴몰든에서 보냈다. 덕분에 대문이 서로 마주 보는 좁다란 골목길 대신 타워브리지와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빅밴에 향수를 느끼곤 했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가가 되길 소망했으나 제도권 교육에 끝내 적응을 못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법대에 진학했다. 법대 재학 중에 우연한 계기로 한겨레 교육문화센터의 출판만화 강좌를 알게 됐다. 이후에는 법대 강의보다 만화 수업에 더 열중했으며 수료 후 곧장 만화가의 길을 걸었다. 출판만화 과정 동기들과 공동 작업실을 꾸려 여러 종류의 교양만화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기만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갈증은 점점 커져 갔고, 당시 『살북Sal』의 편집장이었던 만화가 권용득의 권유로 자전적 성향의 단편 「마이 페니레인」을 이 잡지에 발표했다. 이듬해인 2008년엔 『살북Sal』을 통해, 단편 「보연’s Best 1집」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촘촘히 다져 갔다. 그러나 급작스런 결혼과 출산으로 작품 활동이 중단됐고, 2012년 자유창작에서 펴낸 중편 「대구의 밤」을 시작으로 마치 긴 침묵에 복수라도 하듯 새 작품을 쏟아 냈다. 2014년 레진코믹스에서 연재한 장편 『자꾸 생각나』도 그중에 하나다. 그녀의 작품은 이전보다 더욱 단단하고 섬세하다. 만만치 않은 현실 속에서 유년 시절의 꿈을 스스로 개척 중인 것이다. 그녀는 더 이상 뉴몰든을 그리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글 ‧ 권용득(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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