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판독기

예술 판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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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작가/옮긴이

반이정

출간일

2016년 2월 20일

사이즈/페이지

130*190 연장정, 360면

ISBN

979-11-5535-062-1 03600

분야/언어권

예술, 국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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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문외한들을 위한 쉽고 재밌고 입체적인 예술 판독기

미술 평론가 반이정이 5년 동안 동명의 제목으로 연재한 글을 엮은
『예술 판독기』가 미메시스에서 출간되었다. 가장 대중 친화적인 미술계
인물이라 할 수 있는 그는 『예술 판독기』를 통해 예술 문외한들에게
미술 작품을 보지 않고도 예술을 즐기는 입체적인 유희를 안겨 준다.
예술이 어렵나? 예술은 현실을 대변하는 또 하나의 매체일 뿐이다

<예술> 하면 떠오르는 장르는 단연 <미술>이다. 가장 흔히 접하는 회화를 비롯하여 조각, 영상, 행위 예술 등 요즘은 미술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양해졌지만 아직도 대중들의 시각에서 <예술을 즐긴다>는 건 <미술관에서 미술 작품을 감상한다>는 의미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가장 1차원적이고 쉬운 <예술 즐기기>의 방법인 <미술관 방문>을 한다손 치더라도 미술품 앞에서 대중은 작아지기 마련이다. 미술 작품이 담고 있는 의미나 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해 전시를 설명하는 큐레이터의 글이나 작가 혹은 미술 작품을 평론하는 평론가의 글을 읽어 보지만 시각 정보를 알 수 없는 단어들로 정리해 놓은 문자 앞에 대중들은 더 작아질 뿐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나 독해하기 힘든 문장들이 산 너머 산이다. <예술>은 아직도 대중에겐 친해지기 어렵고 부담스러운 존재다.
예술이 원래 어려운 것인가? 아니다. 예술의 근본은 사람의 마음과 세상의 철학을 문자가 아닌 다른 형태를 빌려 전달하는 방법이었을 뿐이다. 예술과 현실을 구분 짓는 기준은 정의할 수 없을뿐더러 예술은 현실을 반영하고 현실의 담론을 주제로 하여 탄생하는 것이다. 예술과 현실을 구분하는 완고한 기준을 깨고 예술에서 현실성을 보고 현실에서 예술성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작가의 의도이다. 그래서 작가는 예술과 예술 아닌 것 모두를 판독 대상으로 삼았다. 주변의 시각 정보를 유심히 판독하는 훈련은 예술을 판독하는 훈련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 영화, 광고, 상품 등에서 대상을 찾고 그들로부터 예술됨을 읽으려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양면성을 띄는 것들에 큰 관심을 두었다. 예술적 공로를 치하하는 수상 제도가 항상 공정한 건 아님을 다룬 <수상 제도 딜레마> 같은 주제가 대표적인 예이다. 판독 대상의 예술적 속성에 초점을 맞추고 공통점 혹은 차이점을 판독해 내는 것, 그것이 바로 『예술 판독기』의 전모이다.

 

현실 낯설게 보기, 비평 대중화의 첫 걸음

미술 평론가 반이정 씨가 <예술의 조건>, <예술과 비예술을 구분하는 기준>을 다룬 『예술 판독기』를 연재하기 시작한 건 미술계 매체가 아닌 영화 잡지 『씨네21』이다. 영화 잡지에서 웬 미술 비평이냐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제 하나의 장르를 비평하는 문화는 구식의 사고방식이나 다름없다. 문화계의 모든 장르에서 탈장르화가 이루어진 지 오래라 한 장르에 국한하여 가치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 것이다. 저자는 이를 넘어서 문화계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정치적 소재와 주제를 문화의 범주로 끌어들여  예술을 비평하고 있다. 이 점이 반이정식 비평의 매력이자 차별점이라 할 수 있겠다.
미술 비평이라는 것이 본디 미술을 향유하고 알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길잡이의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일반적으로 비평 글이라는 건 주로 전공자들이 읽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반이정의 미술 평론 ―넓은 의미에서 예술 평론― 은 비평 대중화의 첫 걸음이자, 진정 이 시대의 독자, 관람객, 예술 애호가들을 위한 예술 감상 가이드가 될 것이다. 현실을 뒤집어 보고, 낯설게 봄으로써 예술을 <진짜> 즐기도록 하는 것, 그것이 작가의 비평 공식이다.
본문에서

예술 판독기. 이게 무슨 뜻일까요? 무언가를 예술로 만드는 조건의 기록. 대략 이런 의미로 지은 제목입니다. 예술과 예술이 아닌 것 사이의 구분은 가능할까요? 대체로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때도 많습니다. 상투적인 외관과 식상한 메시지를 담은 예술이 있습니다. 아니 그런 예술은 많습니다. 반면 장르로 볼 때 예술은 아니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현상을 우리는 왕왕 만납니다. 이런 모순된 사정 때문에 예술을 정의하기란 항상 어렵거나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예술 정의의 불가능성에 힘입어 이 책은 판독 대상을 예술보다 언론 보도, 영화, 광고, 상품 등에서 찾았고, 이들로부터 예술됨을 읽으려 했습니다. 예술과 예술 아닌 것 사이에서 공통점을 살피고 제 견해를 덧붙인 게 『예술 판독기』의 전모입니다. 이에 앞서 펴낸 『사물 판독기』라는 책이라면,
청 테이프, 아파트, 댓글, 미니스커트 등 주변에서 보는 일개 사물에 관한 촌평 모음집이었다면, 『예술 판독기』는 예술적 속성에 좀 더 치중한 책입니다.
<중략>
예술이 어려운 이유는 뭘까요? 예술과 현실을 구분 지어 사유하려는 집단 체면 때문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호흡하며 사는 곳은 예술보다 현실입니다. 주변의 시각 정보를 유심히 판독하는 훈련은 예술을 판독하는 훈련과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예술은 결국 현실을 주제로 다루니까요. 책에서 미술 작품을 포함해서 보도 사진, 광고, 상품 등을 망라하는 도판이 두루 사용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영화 감독 구스 반 산트의 「엘리펀트」(2003)는 컬럼바인 고교 총기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이야기 자체는 허구적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차가운 현실은 뜨거운 예술의 밑그림이 되거나, 그 자체로 예술에 버금가는 무게를 지닐 때마저 있습니다. 전시장에 놓인 예술을 감상하는 건 여전히 의미 있습니다. 그렇지만 예술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둘의 차이점과 유사점을 발견하는 시도는 전에 없이 입체적인 유희가 될 수 있습니다.
-서문

미니멀리즘 작품의 역설은 회화성pictorialism이라는 미술의 고유 권한을 포기한 대가로 1960년대 화단의 권좌를 확보했다는 점이고, 미니멀리즘 상품의 역설은 흡사 미니멀리즘 조각처럼 단순한 외형의 아이폰과 맥북에어로 극대화된 회화성을 재현한다는 점일 것이다. 입력은 단순하게 출력은 풍성하게.
-39쪽

위대한 예술가도 범작을 남긴다. 대표작의 잔상과 서명의 후광에 힘입어 위대한 예술가가 남긴 숱한 범작들은 부지불식간에 과대평가된다. 뒤샹이 제작한 여러 문제작들은 그의 관리 소홀로 원본 자체가 분실되거나 파손된 경우가 많았다. 예술품의 제작 행위나, 예술품을 공인하는 서명 행위를 뒤샹은 환멸했기 때문이리라. 그렇지만 수십 년이 지나 그가 다시 서명한 무수한 복제품들이 미술관에 입성한 사건은 어떻게 봐야 할까? 후대에 그가 여러 복제품에 서명을 남긴 건, 사물과 예술의 경계선을 헐겁게 만든 자신의 공로에 대한 자긍심과 뒤샹 특유의 장난기가 엉킨 결정일 것이다. 한 예술가의 범작 앞에서 감동을 받았다면 서명 플라세보 효과가 아니었는지 돌아볼 일이다.
-158쪽

웅장한 규모로 완성된 예술품 앞에선 감동만큼이나, 내면에 웅크리고 있는 불편한 심경을 느끼게 된다. 스펜서 튜닉의 집단 누드 설치는 이색적인 광경으로 감동을 주지만, 그가 집단 누드를 선택한 이유가 관음 욕구를
자극하고 물량 공세로 감동을 밀어붙이려는 의도 같기도 하다. 진시황릉은 비록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록되었지만, 그 안에 숨겨진 무수한 병마용 테라 코타가 오로지 단 한 명의 절대 권력자의 불로장생이라는 헛된 꿈을 위해 제작되었다는 개운치 않은 뒤끝을 가지고 있다. 미학과 윤리학을
함께 성취하기란 어렵다.
-233쪽

대등하게 비유될 순 없어도, 예술계도 감식안을 보유한 극소수의 공동체다. 난교 파티가 취하는 엄숙한 의례와 가면이 외부의 간섭에서 이들을 보호한다면, 예술계에서 쓰이는 난해한 용어는 보통 사람과 예술 공동체를 가르는 암호가 된다.
-294쪽

 

지은이 반이정

반이정은 미술 평론가지만 숨겨 둔 진짜 꿈은 배우였다. 글을 쓸 때 스토리텔링에 관심을 두고 영화와 시각 예술 일반에 두루 관심을 갖는 건 그런 배경 탓인 것 같다. 「중앙일보」, 『시사IN』, 『씨네21』, 『한겨레21』 등에 미술 평론을 연재했고, 「교통방송」, 「교육방송」, 「KBS」 라디오에 미술 패널로 고정 출연하였다. 2014년 국내 최초로 시도된 아트 서바이벌 방송 「아트 스타 코리아」에서 멘토와 심사 위원으로 초대된 경력은 그의 대중적 시각과 날카로운 비평 능력을 설명한다. 중앙미술대전, 동아미술제, 송은미술대상, 에르메스 미술상 등 각종 미술 공모전에서 심사와 추천 위원을 지냈고 「한겨레」, 「경향신문」에는 예술과 무관한 시사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사물 판독기』(2013), 『새빨간 미술의 고백』(2006)을 썼고, 『에드바르드 뭉크』(2005)를 번역했다. 『세상에게 어쩌면 스스로에게』(2013), 『나는 어떻게 쓰는가』(2013), 『웃기는 레볼루션』(2012), 『아뿔싸, 난 성공하고 말았다』(2009), 『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 2.0』(2009), 『자전거,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는 아홉 가지 매력』(2009) 등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서울대, 세종대 등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기도 한다. 어지간한 거리는 자전거로 주파할 만큼 자전거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 파워 블로거에 선정되기도 한 그의 온라인상 거처는 dogstylist.com.
chapter 1. 브랜드 가치관
재활용 상품의 감동 플라세보
루이 비통의 홍보 대사
고난의 황금아치
그냥 저질러
증오할 수 없는 통합된 색
미니멀리즘 계보의 진화
샤샤샤 오메르타Omerta
월리의 숨은 원리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기타의 예술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극사실주의
너에게 내 감동을 보낸다
빼앗긴 도시에 침범한 아찔한 봄
예술과 동물의 공통점과 차이점
표면의 침묵은 금
대열에서 스스로 이탈하기
뉴미디어 아트 업데이트 실패
버리느냐 마느냐
영화에서 미술이 맡는 배역
떼 지어 자전거 타기는 왜 우월할까?
표현주의는 해방구와 광신이라는 날개로 난다
광대역 인맥 사진이 증언하는 것
chapter 2. 예술 판독기
자전거에서 발견된 미학
명성을 찍다
로르샤흐 검사와 미술 평론, 모호함을
모호하게 풀이한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예술가의 이름
의인화라는 손쉬운 풍자
하이파이 오디오의 자기 완결 미학
개막식의 식사 대접 문화
예명, 또 하나의 정체성
정치적으로 올바른 예술을 어떻게 평가할까?
비평 딜레마 1. 선행의 예술과 비평의 침묵
비평 딜레마 2. 변연계 예술과 전두엽 비평
수상 제도 딜레마
차원 붕괴의 유희
서명 플라세보
예능이라는 독과 약
성기라는 최후의 전쟁터
감정 과잉과 절제 사이의 말춤
글쓰기의 막다른 길에서
명품의 자기모순
커다랗게 부푼 일회용 감동
취향이라는 만날 수 없는 수평선
아무나 될 수 없는 <일진>
절정의 순간
오마주, 존경과 퇴행 사이
후발 주자의 독창성
예술에서 대중성과 소통이라는 숙제
미술관을 비판하는 긍정적인 균열
예술과 권력의 혼란스러운 관계목차
chapter 3. 하드코어 만물상
파괴된 미소에 끌리는 이유
삶과 죽음 사이에 머문 짧고 결정적인 순간
웅장한 예술의 개운치 않은 잔상
권력의 대리자, 동상의 서글픈 운명
현대적 재앙의 진경산수
참수(斬首)의 정치학·뇌신경학·미학
신발에 담을 수 없는 사연
하드코어, 극단적 실재의 귀환
묻지마 범죄의 모순된 흡인력
정지시킨 죽음의 교훈
chapter 4. 섹스어필
시구 비너스의 탄생
권력자가 애첩을 사랑하는 법
복제된 자기애, 포르노 공급원의 위대한 탄생
대중 장식, 그 양면적인 아름다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실재계와 상상계 사이의 소녀들
바람둥이의 등급
사교(社交)와 사교(邪敎) 사이
먹고 싶은 것에 관해
보디 페인팅, 벗은 걸까 입은 걸까
얼굴값, 자화상부터 셀카까지
응시의 성역, 훔쳐보기의 이면 합의
눈빛 서명
온몸 던져 표현한다
전체주의적 집단행동이 주는 알 수 없는 감동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아무나 할 수 없는 파랑 머리
변신이라는 히트 상품
왠지 끌리는 일그러진 얼굴
행위 예술의 정중동
파괴된 인체의 미
움직임 없이 감동을 주는 행위 예술이 가능할까?
미모와 선정성의 가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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