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제 양

엘제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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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옮긴이

마누엘레 피오르Manuele Fior / 김희진

출간일

2011년 10월 10일

사이즈/페이지

195*260 / 반양장 / 89 면

ISBN

978-89-90641-64-9 07860

분야/언어권

예술, 프랑스 그래픽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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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대는 1920년대 이탈리아 북부 휴양지 산 마르티노(San Martino)이다. 오스트리아 빈의 부르주아지 집안 출신의 젊은 아가씨 엘제는 며칠 동안의 휴가를 즐기러 이모 엠마, 사촌 파울과 함께 호텔에 머물고 있다. 유년시절을 마치자마자 엘제는 자신의 미모를 깨달았고, 자신을 유혹하는 남자들을 두 부류로 구분하여 마음속으로 한껏 즐기고 있다. 호텔 복도에서 마주친 외국인 미남들, 그리고 나쁜 남자들이 그들인데, 그녀는 이들과 상상의 나래를 펼치거나,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대쉬하는 남자들에게는 냉랭한 태도를 견지하여 그들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엘제는 그들에게는 한 치의 관심도 없다.

속으로는 더없이 경박하지만 활력과 상상력은 남 못지않은 그녀에게 예상 밖의 전갈이 날라 온다. 어머니의 전보였다. 유명한 변호사이지만 도박 빚에 쪼들려 감옥행을 면치 못할 것이며, 식구들이 다시금 파산 직전에 면했다는 놀라운 소식이었다. 이에 어머니는 엘제에게 같은 호텔에 머물고 있는 거부 화상(畵商) 폰 도르스데이 자작에게 아버지와의 옛 정을 생각해서 거금을 빌려달라고 요청할 것을 간청한다. 단 사흘 안에 거금 3만 굴덴을 구하지 못하면 아버지는 감옥행이다. 다행히 폰 도르스데이는 엘제를 탐하는 파렴치한 중의 한 명이었다. 그는 그 돈을 주는(!) 대신 엘제에게 그녀의 누드를 15분 동안 자신에게 보여줄 것을 조건으로 단다.
마누엘레 피오르는 오스트리아의 대작가 아르투어 슈니츨러(Arthur Schnitzler, 1862~1931)의 단편(원제 Fräulein Else) 을 유려하고 섬세한 수채화로 재현하여 작품의 비극성을 한층 고양시켰다. 주인공 엘제의 섬세한 감정 선은 물론 등장인물 각각의 내면을 정교하게 되살렸으며, 치욕스런 청탁 앞에 놓인 한 여인의 고통을 웅변적으로 묘파했다. 가족을 구하기 위해 매춘부의 역할을 맡을 것인가? 아니면 가족을 버리고 자신의 명예를 구할 것인가?
아르 누보의 화려한 회화를 연상시키는 멋진 수채화, 컷의 유연함, 현실과 꿈의 절묘한 변환. 원작을 영리하게 재구성한 시나리오로 원작의 힘과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적절하게 배치된 대사들, 공백에 삽입된 엘제의 독백은 그녀의 내면의 움직임을 유려하게 포착하였다. 수채화의 질감을 물리적으로 느끼면서 나락으로 떨어진 불행한 여인의 심리 상태를 일관되게 느낄 수 있다. 첫 컷인 테니스 공은 자유롭고 근심 없는 삶의 비유라고 할 수 있다. 현실에서 그 공은 이미 탄력을 잃고 말았고, 엘제의 좌절과 절망이 시작되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마지막 컷은 한밤중의 어두운 산이다. 단단한 무덤으로 변모한 산. 꽃다운 아가씨의 몸 위로 관 뚜껑이 굳건하게 닫히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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