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그리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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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닮은 식물을 그리다

일러스트레이터 손정민의 그림과 글을 담은 『식물 그리고 사람』이 미메시스에서 출간되었다. 특유의 아름다운 선과 색상으로 유명한 손정민은 국내외 인기 브랜드와 패션 잡지와의 협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또 뉴욕에서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경력답게 손정민의 그림은 세련되고 우아하다. 무엇보다 유행을 좇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고히 다진 작가로 평가받는다. 아크릴 물감이나 오일 파스텔로 부드럽게 그려 낸 손정민만의 그림은 특히 여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일상의 숨겨진 순간과 우연히 마주친 누군가의 표정도 손정민의 손끝에서는 감정이 깃든 새로운 이미지로 탄생한다.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지금까지의 작업을 한번 정리해 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던 『식물 그리고 사람』은 작가가 아끼는 주변 사람들과 평소 만나고 싶었던 궁금한 사람들에 대한 책이다. 그리고 그들과 닮았거나 혹은 연상이 되는 식물들을 같이 그린 인터뷰 책이자 식물 화집이기도 하다. 책 속에 소개된 58팀의 인물들은 좋은 취향을 가졌거나 착하고 고운 마음씨를 지녔거나 작가가 가장 힘든 시기에 선뜻 어깨를 내어 준 소중한 사람들이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읽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공감을 일으킨다. 우리 주변 친구와 별반 다르지 않는 그들의 이야기에 푸하하 웃거나 왠지 코끝이 찡해진다. 모든 사람과 식물의 그림은 붓과 펜 그리고 연필을 사용해 손으로 직접 그렸다. 일일이 손으로 작업해 색이 자연스럽게 번지거나 뭉치는 손정민의 그림은 작가가 꾸밈없이 쓴 글처럼 섬세하고 따뜻하다.

 

사람은 식물과 닮았고 식물은 사람처럼 느껴진다

일러스트레이터 손정민은 정면 얼굴을 그린 그림을 좋아한다. <앞을 향한 얼굴에는 진솔함이 담겨 있고 자연스런 진솔함 속에는 언제나 연약함이 느껴진다>고 밝힌다. 작가는 지금까지 주로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그려 왔지만 여행 중에 발견하거나 길거리와 공원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온 식물들을 그리며 자연스럽게 사람과 식물을 함께 그리게 되었다. 사람들에게는 각자 그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식물도 있었다.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과 식물을 짝을 이뤄 한 장씩 그림으로 완성하고 그들을 다시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눴다. 늘 만나던 사람을 새삼 다시 들여다보고 또 식물에 대해 좀 더 깊이 찾아보면서 작가의 마음은 조금씩 풍성해졌다. 일러스트레이터 손정민이 만난 사람들은 늘 만나는 동네 친구부터 몇 년에 한 번 보지만 속 깊은 대화를 나누는 외국 친구 그리고 평소 동경했던 예술가 혹은 단골 레스토랑의 사장 등 다양하다. 특히 우리 역시 평소 궁금해했고 좀 더 일상을 엿보고 싶었던 인물들도 등장한다. 지드래곤의 스타일리스트이자 패션 디자이너인 지은, <나 혼자 산다>에 출연했던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모델 박세라, 포토그래퍼 이솔네와 모델 제임스 부부, 영화감독 용이 등 SNS로만 접하던 유명인들의 속마음이 솔직하고 잔잔하게 드러난다. 각 인물과 어울리는 식물도 평소 전혀 알지 못했던 다양한 종류라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화려한 앤슈리엄, 텍스타일처럼 생긴 피콕 플랜트, 귀엽고 소박한 연등심붓꽃, 격식 있는 칼라 잎, 깻잎처럼 생긴 아가스타체 루고사 등 모양도 이름도 모두 신기하고 예쁘다. 글 역시 군더더기와 과장 없이 상대의 좋은 점을 애정으로 풀어내 모르는 사람 이야기이지만 마치 내 친구 얘기처럼 친근하고 감동적이다. 또한 그림 중심으로 배치된 책은 평소 손정민의 팬이라면 오랫동안 기다린 선물과도 같을 것이다. 그녀가 프롤로그에서 말했듯이, <이렇게 그림으로 그려 모르는 사람들과 나누어 보는 것도 또 다른 의미가 될 것>이다.

 

 

흔히들 나이 들어서 만난 사람과는 어릴 적 친구만큼 깊은 관계가 되기 어렵다고들 하지만, 두 언니는 서로 어느 정도 나이가 되어 만나 마치 세상 비밀 없는 초등학교 동네 친구같이 시시덕거리며 함께 재미있게 살고 있고, 나 역시 거짓말처럼 어릴 적 동네 언니들처럼 가까워진 사이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는 지금 같은 동네에서 살고 있다. 왜 이렇게 언니들과 만나는 시간이 즐겁고 만나면 많이 웃게 되고 스스럼없이 깊은 대화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어떤 사람을 말해 주는 건 결국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아니던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나이에 상관없이 순수하게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고, 사려 깊은 말을 하고, 쓸데없는 겉치레에 감정과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 것.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태도들>이 그 이유인 것 같다. <갑빠오 인숙 언니와 연등심붓꽃> 중에서

 

윤혜는 집에서 늘 허브를 키워서 그녀 집에 놀러 가면 라벤더와 로즈메리 등 각종 허브들을 조금씩 꺾어 주며 가져가라고 챙겨 준다. 건강하게 촘촘히 자라 있는 윤혜네 허브들은 건강한 정신을 가진 윤혜와 같다. <윤혜, 프란체스카, 비앙카, 허브> 중에서

 

겉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는 현대인들의 표정 속엔 개개인의 수많은 이야기와 감정들이 담겨 있다. 무심한 듯 딱딱하게 늘 더디게 자라나는 선인장처럼 현대인들의 무료하고 건조한 듯한 그들의 표정과 마음의 상태를 선인장에 빗대어 나타내고 싶었다. 언제나 뾰족한 가시를 드리우며 푸석한 겉모습을 하고 있지만 안에는 촉촉하게 가득 찬 수분을 머금고 있는 선인장의 속마음과 이야기처럼 무표정한 모습 속에 가두고 있는 눈물과 추억 그리고 기억 같은 수많은 이야기를 그려 보고자 했다. 운이 좋아야 1년에 한 번 볼 수 있다는 선인장의 꽃 피는 순간 같은 행운을 꿈꾸며. <선화 언니와 생강꽃> 중에서

 

나는 이끼를 좋아한다. 오목조목한 생김새와 이끼만의 색깔, 그리고 이끼 향도. 서인이는 이끼를 묘하게 닮았다. 석송은 보통 깊은 산 숲속 볕이 드는 사면에 무리지어 생육하는데 낯을 가리면서 말이 많지 않고 어둡지는 않지만 과하게 밝지는 않고 마음이 따뜻한 서인이와 너무 닮았다. 언젠가 꼭 이끼들을 다양하게 그려 보고 싶다. <서인과 석송> 중에서

 

 

내가 아껴서 두고두고 보고 싶은 꽃 중 하나이자 책 작업을 시작했을 때 이 꽃과 닮은 사람이 과연 누구일까 생각했던 꽃이 있다. 바로 튤립의 차이나타운이라는 종인데, 아주 고운 핑크색 꽃잎과 이끼색의 페더링, 크리미한 선이 정말 곱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꽃으로 일반적인 튤립과는 모양새가 좀 다르다. 어쩜 저런 색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졌을까 한숨이 절로 나온다. 세 사람의 이미지는 뭔가 모르게 이 꽃을 떠올리게 한다. <비아플레인과 차이나타운> 중에서

 

언니를 떠올릴 때마다 웃음이 나는 건, 언니의 악성 곱슬머리이다. 풍성하게 곱슬한 언니의 머리가 참 예뻤는데 언니는 콤플렉스라며 항상 머리를 묶고 다녔다. (갖고 싶지만) 내가 가지지 못한 까만 피부에 파마할 필요가 없는 곱슬머리. 그런 언니가 유독 좋아하는 식물은 떡갈 고무나무이다. 나무의 자연스러운 모양새가 자신의 삶과 비슷해 보인다며, 언니는 좀 뾰족뾰족하거나 화려해지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난 그녀의 보드라운 성품과 마음씨에 거의 도덕적인 질투를 느낀다. 어쩌면 저리 너그러울 수 있을까. <서연 언니와 떡갈 고무나무> 중에서

 

내게 <나보다 나은 것>은 크고 화려한 것보다 사소하고 아름답지 않아 때로 간과되지만 끊임없이 속삭이고 끊임없이 벗어나면서도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것들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허브라고 불리는 아루굴라 플라워는 보기도 하고 먹을 수도 있는 꽃이다. 맛은 아루굴라와 똑같은데 좀 더 맵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샐러드용 야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나 이탈리아에서는 루콜라라고 부르기도 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가든 로켓이라고 부른다. 눈과 입에 즐거움을 주는 고마운 아루굴라 꽃은 스토리지의 빵과 같다. <정진순과 아루굴라 플라워> 중에서

 

<지루하고 싸구려 같은> 생각은 쉽게 머릿속을 파고든다. 그래서 훌륭한 사람들은 언제나 우리에게 조언한다.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생각을 하라고. 거기에 한 가지 더, 좋은 음식까지. 그리고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 확실히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아니 주고받는다는 것이 더 좋은 표현이겠다. 언니가 오랜 시간 좋아해 온 식물은 데이지 꽃이다. 그녀의 표현에 의하면 뭐든 착해 보이는 것이 좋은데, 데이지 꽃은 너무 착해 보여서 좋아해 왔다고 한다. 귀엽게 생긴 언니의 얼굴과 어울리기도 한다. 데이지는 보통 여자아이의 이름으로 사용되며 잉글리시 데이지는 아이들의 순수한 꽃과 무죄로 여겨지기도 한다. <지은 언니와 데이지> 중에서

 

지음 손정민

1980년 3월에 태어났다. 한국에서 패션을 공부하고 뉴욕으로 건너가 액세서리 디자인을 다시 공부했다. 뉴욕에서는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외국인으로 사는 갖가지 어려움을 경험했고, 회사를 그만두고는 어린 시절부터 그렸던 그림을 그리며 산다. 『엘르』 매거진에 오랜 시간 그림을 그렸고, 로레알, 삼성, 신세계 인터내셔널, 롯데 에비뉴엘, 입생로랑, 아벤느, 유니클로, 라로슈포제, 록시땅, 콰니, JTBC 등 여러 브랜드와 일을 했다. 개인 작업을 하며 종종 전시회를 하고 자주 여행을 다니는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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