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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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작가/옮긴이

이예원, 폴 커시너Paul Kirchner

출간일

2014년 8월 4일

사이즈/페이지

230*165 견장정, 96면

ISBN

979-11-5535-025-6 078400

분야/언어권

그래픽노블,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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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타게 된 『버스』, 27년간 달리다    

커시너는 고등학교 졸업 후에 뉴욕 시의 쿠퍼 유니언 예술 대학에 진학했다. 만화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었기에, 그림 공부 외에도 만화 서점에서 파트 타임으로 일하며 여러 만화 컨벤션에 꾸준히 참석했다. 그리고 몇몇 전문 만화가들을 만나게 되면서, 그들의 조언과 격려에 힘입어 결국 만화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는 7,80년대 미국을 휩쓸던 주류의 만화, 슈퍼히어로 코믹물보다는 로버트 크럼과 릭 그리핀 류의 언더그라운드 코믹과, 프랑스 만화 작가들인 뫼비우스와 드뤼이에의 작품을 선호했다. 그리고 그의 작품들은 판타지나 초현실적인 테마를 주로 다루었다. 소위 <실제> 세계라 일컬어지는 세계와 이와 구별되는 다른 세계 간의 갈등에 그리고/혹은 연관성에 늘 관심을 가졌으며 그것을 표현하는 데 몰두했다. 물질로 구성되는 이른바 <실제> 세계는 질서정연한 전환의 세계이자 논리적이며 예측 가능한 결과들의 세계라면, 이와 구분되는 세계는 영적인 존재와 환영, 꿈, 망상들로 이루어진 세계로 비합리적이고 예측 불허한 자체적인 규율에 따라 운영되는 세계이다. 커시너는 후자의 세계가 우리의 삶에서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믿었으며 이를 작품 세계에 투영하려고 애를 썼다. 그것이 『버스』를 통해 많은 부분 드러났다.    

대부분의 그의 작업은 초현실적인 요소를 담고 있었는데 심지어는 『스크루』라는 포르노 잡지의 커버에서도 초현실적인 코드를 엿볼 수 있다. 1978년, 처음으로 스토리를 쓴 만화가 『헤비 메탈』에 실리면서 그는 만화 스토리 작가로 처음 데뷔했다. 그렇게 첫발을 디딘 지 오래지 않아, 그는 「버스the bus」라는 코믹 스트립을 들고 『헤비 메탈』의 편집자 줄리 시몬즈를 찾아갔다. 애초 주간 신문인 「빌리지 보이스」에 팔아 볼 생각으로 그린 「버스」는  당시 「빌리지 보이스」에 실리던 만화 형식에 따라 처음 열 에피소드는 가로 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의 의도와는 달리 「빌리지 보이스」는 그의 만화를 거절했고 반면 줄리 시몬즈는 「버스」가 마음에 든다며, 지면 반면 크기의 특집 만화로 싣겠다고 했다. 원래 광고를 싣고 남는 공간을 만화로 채워 넣는 것이 『헤비 메탈』의 관례였기 때문에 페이지의 반면을 채우려다 보니 그의 「버스」 스트립은 가로로 긴 판형이 된 것이다. 1979년 1월 첫 에피소드가 게재되었고, 그 후 6년 동안 한 달에 대략 한 번 꼴로 에피소드가 실렸다. 간혹 2개의 스트립이 동시에 실리거나 아예 실리지 않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렇게 우연의 연속으로 탄생하게 된 「버스」는 『헤비 메탈』의 가장 오래 지속된 만화 연재로 기록되었다. 연재가 끝난 뒤에도 커시너는 스트립을 스스로 계속 이어갔고, 1987년 모든 에피소드를 엮어 단행본으로 출간하였다. 그리고 27년 후인 2014년, 미국도 아닌 한국에서, 역시 그가 스스로 이어간 몇 개의 에피소드를 더 추가하여 『버스』가 출간되었다. 

    

찰리 채플린의 무성 영화처럼, 대사 없이 전해 오는 한 차원 높은 유머 코드    

『버스』의 유머 코드는 워너 브라더스에서 나오는 카툰들이 지닌 황당무계한 논리에 많이 의존하고 있으며, TV 프로그램 <트와일라잇 존>의 편집증과 히에로니무스 보스, 마그리트, 달리, 에셔의 초현실적 예술 세계에서 주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사실 「버스」 이야기의 기본 골조가 되는 상황적 배경은 다양하지도 많지도 않다. 버스를 기다리고, 버스에 승차하고, 운임을 지불하고, 다른 탑승객들과 나란히 앉았다가, 버스에서 하차하기. 이러한 평이한 시나리오의 기본 틀 안에 그는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기묘한 반전을 넣고자 애썼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는, 버스 자체에 초현실적 색깔을 덧입히기 시작했고, 탈바꿈하는 버스라든가 버스의 비밀 인생과 비사를 줄거리 요소로 적극 도입하게 됐다. 한편 우리 주인공, 따분하기 짝이 없게 생긴, 27년간 늙지도 않는 회사원 탑승객에 대해서 우리는 아는 바가 거의 없다. 이 남자는 누구인가? 수시로 닥치는 황당하고 기묘한 상황들과 맞닥뜨리면서 그는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 걸까? 아침마다 출근 도장을 찍는 사무실과 밤마다 돌아가서 쉴 집이 있기는 한 걸까, 아니면 단지 환각적 버스 여행에만 목매는 자인가?    

『버스』의 특징은 별 대사 없이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것이다. (그는 아마도 27년 후에 전 세계적으로 그의 책이 팔리리라 기대하고 대사가 없는 이야기를 선택했던 것은 아닐까?) 그의 설명은 이렇다. 대사가 전무하면 독자는 이야기와 상황의 전개를 파악하기 위해 빈칸을 스스로 채워 넣을 수밖에 없는데, 독자들이 여기서 상당한 만족감을 얻는다고 보는 것이다. 예전에 들은 바에 따르면, 유독 재치 있고 유머가 넘치는 이야기일수록 핵심적인 요소 하나쯤을 의도적으로 누락해 독자나 관객으로 하여금 빈 자리를 채워 넣게 만드는 법이라고 한다. 그 공백을 메우고 의미를 연결하는 행위 ― 농담을 <이해하는> 순간 ― 가 결국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다. 낱말을 누락하는 것은 관객에게 그 연결 지점을 스스로 찾아낼 것을 요구하는 또 한 가지 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볼수록 참 매력이 넘친다.

    

저자 소개 폴 커시너

1952년 코네티컷에서 태어났다. 그는 뉴욕의 쿠퍼 유니언 예술 대학을 다니다 돌연 그만 두고, 그가 늘 염원하던 만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하이 타임스』, DC 코믹스, 마블코믹스 등 다양한 잡지사 및 출판사들과 일했다. 70년대 중반에 커시너는 『하이 타임스』에서 초현실주의 만화 「도프 라이더Dope Rider」를 연재했으며 1978년부터 1985년까지 같은 스타일의 만화 「버스」를 『헤비 메탈』에 매월 연재했다. 「버스」는 버스에 대한 짧은 상황극을 글과 함께 그린 연재로 1987년에 모든 에피소드를 엮어 책으로 출간되었다. 그의 일러스트레이션은 「뉴욕 타임스」와 「월스트리트 저널」에 정기적으로 게재되었다. 그는 만화 외에도 Mego, Coleco, Ideal, Tyco와 같은 장난감 회사에 장난감과 패키징 디자인을 해주기도 했다. 거의 모든 제프 쿠퍼의 책에 삽화를 그렸으며, 최근에는 광고 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역자 소개 이예원

토론토에서 태어났고 서울에 산다. 문학, 인문, 예술 분야와 영상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리차드 아피냐네시의 『늑대 인간』, 데이비드 스몰의 『바늘땀』, 알리 스미스의 『호텔 월드』, 이언 뱅크스의 『다리』와 『공범』, 엘리자베스 녹스의 『천사의 와인』, 시배스천 폭스의 『초록 돌고래의 거리』와 『리옹 도르의 여인』, 에드워드 고리의 『윌로데일 핸드카』와 『독이 든 사탕』 등이 있으며, 아르코미술관 저 『100.art.kr』과 크레이그 톰슨의 『담요』, 필립 로스의 『휴먼 스테인』, 카를 구스타프 융 외 『인간과 상징』, 움베르토 에코의『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진자』 등의 편집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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