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회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컬렉션

 

전시장소: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전시작가: 강석호, 고낙범, 공성훈,  박진화, 박은하, 오윤, 윤동천, 이세현, 이혜승, 정직성, 제여란, 홍순명

 

<한국의 현대 회화: 미메시스 컬렉션>은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의 한국 현대 회화 콜렉션을 소개하는 전시다. 한국 현대 회화에서 구상과 추상, 민중과 개념, 한국적 아이덴티티, 새로운 회화 미학이 수립되는 30여년 간의 작품들이다. 작가와 그를 둘러싼 한국 사회라는 환경, 서로 조응하고 갈등하며 역사를 밀고나가는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오윤의 1985년 작품 <춘무인 추무의>는 다양한 세대의 인물들이 풍물놀이패와 함께 신명나게 집단무를 추는 목판화다. 오윤은 민화, 무속화, 불화 등 한국 전통 민중 문화을 탐구하며, 민중의 삶과 애환, 분노를 날카로운 칼맛을 통한 표현적 선으로 완성시킨다. 알다시피 그의 목판화는 한국 민중 판화의 전형이 되었다. 

1980년 광주민중항쟁과 1987년 6월 항쟁을 작품의 출발점으로 삼았던 박진화는 1990년대 말부터 민중의 아픔을 삭여 일종의 ‘종교적 미학’으로 승화시키는 회화들을 그려낸다. 시대의 흐름과 함께 작가의 그림은 추상과 구상, 현실과 관념을 넘나든다.

정직성의 <연립주택> 시리즈는 망원동, 성내동, 신림동 등지의 영세민을 위한 획일적이고 단조로운 주거공간을 담는다.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빽빽하게 난립하며 개발과 재개발을 반복하며 형성된 연립주택과 사람의 혈관처럼 복잡하게 이어져 있는 골목길에서 작가는 도시 서민 계층의 역동성과 활력을 발견한다.

이세현의 <붉은 산수>는 어릴 적 바라본 거제의 섬 풍경, 군대에서 보았던 DMZ의 풍경, 뉴스가 작가의 내면에 심상들로 자아낸 한국의 붉은 풍경화다. 이미지는 원근, 투시, 공간의 조합, 음영과 같은 전통적인 회화 기법과 결합하면서 비이성적 현실은 회화적 현실로 재창조된다.

홍순명의 <사이드스케이프>는 보도 사진에서 관심을 끌지 못하는 부분들을 캔버스의 중심으로 가져온다. 보도 사진은 전쟁과 재해, 정치와 테러, 사건과 사고 등의 무거운 사회적 내용을 담지만, <사이드스케이프>는 무거운 사회 배경에 있는 풍경, 주목받지 못한 채 존재하는 자연을 담는다.

제여란의 스퀴지로 완성한 회화는 주제와 배경으로 구분되지 않으며 세부 구획들로 나뉘지도 않는다. <추상회화와 구상회화의 구분은 그 의미를 잃었고, 완전한 추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제여란은 말한다. 그의 머릿속 이미지를 개념화하여 캔버스에 담는 행위 자체가 추상의 영역에 있다.

고낙범의 회화는 인물이나 피부 조직, 과일이나 기하학적 도형을 작가가 구축한 색의 체계에서 해석한다. 「초상화 미술관 Portrait Museum」은 모델에 대해 작가가 갖는 기억과 감정을 하나의 색으로 대체하여 인물의 정체성을 표현한 대형 인물 초상화 시리즈이다. <색채를 언어화 시키는 것이 내 작업>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회화는 개인의 정체성이나 사물의 객관적 특성을 무화시키고 대상을 색으로 코드화시키는 일종의 추상-초상이다. 

박은하의 회화는 마블링으로 생겨난 형상을 활용하여 그린 <플라나리아 패턴>이라고 이름 붙인 독특한 기법을 사용한다.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평범한 이미지들은 야릇한 곡선의 패턴들로 뒤덮힌다. 이차원 캔버스 안에서 정지된 상황과 평범한 일상의 이미지가 갖는 내재된 힘을 분출시켜 가시화하고자 한다. 

이혜승은 일상과 여행 중에 목격한 자연 풍경을 캔버스 안에 담아 왔다. 화면 가득 선명하지 않은 풍경들은 기술적 재현 너머의 감정들을 불러일으킨다. 전시 중인 작가의 회화들은 열린책들에서 출간한 <카잔차키스 전집>의 표지화 연작이기도 하다.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카잔차키스는 동서양 사이에 위치한 그리스의 역사적, 사상적 특이성을 체감하고 이를 자유를 찾으려는 투쟁과 연결시킨다. 

      ©2017 Mimesisart· All rights reserved.